
문화 - 설치미술 / 키네틱아트
철강도시 포항, 숨쉬는 예술로 호흡하다
총괄기획자 김진우, 포항을 지탱해온 철강과 기계 예술 언어로
기계와 인간, 도시가 맺는 관계를 예술적 체험으로 확장
writer@artnzone
포항, 예술과 만나다
2025년 가을, 포항문화재단이 주관하는 기술융합전시《숨쉬는 기계》가 동빈문화창고1969에서 열렸다. 9월 1일부터 10월 1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9월 5일 오후 5시 오프닝을 시작으로 철강 산업과 과학기술로 성장해온 포항의 도시 정체성을 예술로 재해석하는 실험적인 전시를 펼쳐냈다. 이번 숨쉬는 기계는 설치미술가 겸 엔지니어 김진우 작가의 총괄기획으로 완성되었으며, 산업 유산의 현장을 예술적 실험 무대로 확장시켰다.
산업 도시의 숨결, 예술로 이어지다
동빈문화창고1969는 과거 수협 냉동창고를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산업의 흔적과 예술의 상상력이 교차하는 무대로 다시 태어났다. 《숨쉬는 기계》라는 제목처럼 이번 전시는 차갑고 비인격적으로 보이는 산업의 기계를 ‘숨 쉬는 존재’로 재해석하며 단순히 보는 작품에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하며 인간과 기계, 도시가 맺는 관계를 새롭게 탐색하게 한다.
참여 작가의 다채로운 스펙트럼
이번 전시에는 국내 주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시작전부터 각 기관과 기업, 지자체들의 관심을 모았다. 회화, 설치, 미디어, 퍼포먼스를 넘나드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정기, 김진우, 김태중, 노진아, 박성규, 서성봉, 신교명, 안진의, 안효찬, 오지헌, 이탈, 정국택, 최문석, 최철, 하사안, 한승구, 한진수, 한호 총 18인의 작가가 함께했다.
여기에 포항에서 활동하고 있는 맹하섭, 박해강, 배현철, 서종숙, 이철진, 최지훈도 참여하며 지역과 외부의 정서적·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가교 역할을 하였다.
특별 참여하고 있는 국민대학교 자동차공학과 드로잉 작품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국민대학교 자동차공학과 이동헌 교수와 김진우 작가의 협업으로 시작된 <The Drawing 공학과 예술의 만남>은 오늘의《숨쉬는 기계》를 실현하는데 결정적인 토대가 되었다.
이 모든 과정은 총괄기획자 김진우 작가의 노력이 있었다. 그는 “국가의 미래이자 포항의 미래인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보여주는 기회를 만드는 것, 그것이 먼 포항까지 작가들의 마음을 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전했다. 숨쉬는 기계 전시에 작품으로 참여한 포항예술고 학생들을 위해 24인의 작가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동참하며, 교육적 의미와 공동체적 가치를 동시에 담아 의미있는 걸음을 완성하였다.

학술 세미나: 예술과 기술의 대화
전시 기간 중인 9월 5일 오후 3시부터 4시 30분까지 학술 세미나가 열렸다. 미술평론가 김성호를 비롯해 뉴미디어 작가 신교명,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교수 안진의, 국민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 이동헌, 미술평론가 이주희, 글로벌 기획자 전혜연이 참여해, 예술과 기술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스며들어 작품으로 완성되는지에 대해 열띤 대화를 이어갔다.
포항, 도약과 미래
《숨쉬는 기계》는 단순한 과거의 기념이 아니다. 산업과 기술의 성취를 새로운 예술 언어로 재해석석하며, 앞으로 다가올 인간과 기계의 공존 시대에 예술과 인간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질문을 던진다. 기계는 더 이상 비인간적인 장치가 아니라 인간과 함께 호흡하며 도시를 지탱하는 존재로 재정의된다.
이번 전시는 포항문화재단이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후원한다. 올가을 포항을 찾는 이들은 철강 산업의 심장부에서 예술이 전하는 숨결을 직접 체험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포항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과 청년 세대에게 새로운 상상력과 도전의 영감을 심어주고자 한다. 미래의 꿈나무들이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현장에서 희망과 비전을 발견하며, 또 다른 ‘숨쉬는 기계’를 완성해 가기를 기대한다.